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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기

투정-이영훈(feat.지언)






우연히 듣게 된 이영훈의 투정.. 이영훈의 노래는 어딘가 모르게 여러 감정들이 차올라 메꿔지게 되는 여백이 있다. ‘일종의 고백’ 이 그러했고, 최근에 듣게 된 ‘투정’이라는 곡이 특히 그러하다. 여백에 채워지는 감정들, 아마도 이 노래를 듣다보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올라 주체할수 없는 감정까지 끌어내져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의 추천곡은 이영훈의 ‘투정’으로 픽! Pick!


이영훈의 ‘투정’은 2017년 1월 추운 겨울에 발매된 싱글 앨범이다. 이 곡에는 더스키80(Dusky80)의 보컬 지언님과 함께 부른 곡이기도 하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더스키80은 프렌치 집시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라고 한다. 투정에서 듣게 된 지언님의 음색에 빠져 다른 곡들도 찾아봤는데 최근 2018년도에 솔로로 앨범을 내셨더라.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곡은 찾지 못했지만, 그 중에 ‘냄새’라는 곡은 한 번더 듣게 되긴 하더라.






투정이라는 곡의 매력은 오직 피아노 하나로 꾸려진 음악이라는 것이다. 피아노를 조금 연주할 줄 아는 나로서는, 피아노의 음색이 주는 매력을 이미 익히 알고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곡이기도 하다. 피아노 하나로 차분하게 선율을 이어가는 투정.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양훈이라는 보컬이 특유의 내뱉는 듯한 소리들. 그래서인지 앨범소개에 적혀 있는 비유는 매우 적절했다.

​‘수줍음을 무릅쓰고 가까스로 말을 떼는 소년처럼,’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의 곡은 아니지만, 정말 어렵게 말문을 여는 수줍음과 망설임이 엿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이영훈 특유의 음색과 어법으로, 일상속에서 점점 잊어가는 연인에 대한 감정을 차분하게 녹여냈다. 겨울 호수처럼 잔잔한 이곡을 아주 추운 1월에 선보이다니... 괜시리 마음까지도 얼어붙어 버리는 느낌.


​이영훈-투정 가사,


요즘 난 너를
자주 잊어버리고
가끔 다른 사람을
떠올리기도 하지
네가 없는 하루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일도
이제 나에겐 음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는게
문득 이상한 거야

생각 없이 걷던
이 거리에는
우리가 함께 좋아했던
풍경들이 나를 자꾸
멈춰 서게 만들어
다시 너를 생각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지는 내 마음을

생각 없이 걷던
이 거리에는
우리가 함께 좋아했던
풍경들이 나를 자꾸
멈춰 서게 만들어
너를 생각하는
이런 나를
네가 더 잘 알잖아
너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서툰 내가 혹시 걱정되면
그냥 가끔 나를 생각해줘





이영훈과 지언, 지언과 이영훈.
둘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여운이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투정이라는 곡에서는 여백이 더욱 더 짙게 그려지는지도 모른다. 이영훈이 직접 쓰고, 직접 붙인 이 노래의 가사와 음표들에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 크게 담겨져 있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투정’.

투정의 수많은 가사 중에서도, 마지막에 킬링포인트가 있다. ‘그냥 가끔 나를 생각해줘’ 라니... 우리가 함께 좋아했던 풍경들을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내가 사랑했던 누군가와의 추억이 떠오를때, 그도 그때의 나를 추억해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참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밤이다.




♪ 개장수요정의 한줄
; 겨울에 이 남자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듣고 싶네, 그가 노래하는 투정,
고요하고 잔잔했던 호수가 얼마나 일렁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