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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기

노력-박원


오늘은 춘베리아의 아침온도가 -11도. 진정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부터 매서운 강추위가 시작될 건가 봅니다. 기온이 쿵 하고 떨어지듯 제 마음이 센치해져서 오늘은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그래서 골라보았습니다. 박원의 '노력'.



박원, 딱 박원이다. 라고만 말하면 모르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알려졌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아는분에게만 유명한 그런 가수인가 봅니다. 박원은 '원모어찬스' 라는 그룹에 멤버입니다. 다른 멤버로 정지찬씨가 있지요. 대표곡으로는 로맨틱한 '널 생각해', '까페에 앉아', '내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등 명곡들이 있습니다.

음악은 참 여러모로 여러생각을 갖게 하는 것 같아요. 어떤 날에 들었던 음악은 그 날의 공기를 기억하게하고, 또 어떤 날에는 나의 감정을 기억하게 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노력' 이라는 곡은 한 곡 반복으로 들으며 밤새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차가운 공기에 박원님의 목소리가 귀를 때려버리면, 그 때 그 눈물로 밤을 지새우게 했던 감정이 저를 지배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의 마음은 조금 슬프고도 슬프네요. 박원의 '노력' 의 가사가 딱 제 헤어짐의 이유였거든요.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의 감정은 커지고 깊어지는게 느껴지는데, 나는 더이상 그 한계치를 넘지 못하고 늘 미안한 마음만 들던 그런 때가 있었어요.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랑도 아니었던.

도대체 어떤 가사길래 개장수요정이 눈물지었나 저런 사연을 가졌나 싶으실까봐 얼른 가사 보여드릴게요.

박원-노력 가사.

박원-노력

널 만날 수 있는 날 친굴 만났고
끊이지 않던 대화가 이젠 끊기고
널 바라보다가 다른 사람을 겹쳐봤어
누군가 내 안에 들어온 것도 아닌데

사랑한단 말은 점점 미안하고
억지로 한 것뿐인데 넌 좋아하고
너에게만 나는 아주 바쁜 사람
내 연락을 기다리다가 또 잠들겠지

나도 노력해봤어 우리의 이 사랑을
안되는 꿈을 붙잡고 애쓰는 사람처럼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서로가 다른 건 특별하다고
같은 건 운명이라 했던 것들이 지겨워져
넌 오늘보다 내일 날 더 사랑한대
난 내일보다 오늘 더 사랑할 텐데

나도 노력해봤어 우리의 이 사랑을
아픈 몸을 이끌고 할 일을 끝낼 때처럼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노력으로 안되는 게 있다는 게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만 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어
그렇게 널 만나러 가

​​



처절하고도 애절한 박원의 목소리. 그 목소리로 부르는 '노력' 이라는 곡. 저에게는 저런 헤어짐의 사연이 있었지만, 연애를 하는 모든이들에게 권태기라는 시기가 있지요. 그 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 분들에게는 이 노래가 그때 그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박원님이 이 곡을 쓰실때 본인입장이 아닌 상대가 본인에게 한 행동을 상대입장에서 풀어낸 가사라고 말하셨더라구요. 상대에 식어버린 마음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역시 헤어짐과 이별은 언제나 가슴아픈 일은 맞는것 같습니다. 살다가, 또 이런 저런 연애를 하다가보면 그런입장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 입장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누구의 잘잘못이 아닌, 그냥 그때의 그 인연의 끝이 여기까지가 아닌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뮤직비디오에서 캡쳐한 박원 님입니다. 분홍색 아이돌 머리색을 하신 박원님. 굉장히 팬이지만 박원님 특유의 동남아 느낌은 지울수가 없네요. 현지인 같으세요 ㅎㅎㅎ 그런 박원의 1/24 정규 2집 앨범은 확연히 성숙해진 느낌이 듭니다. 현실적인 가사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않는 중독적인 멜로디로 앨범 전체를 사랑과 이별이야기로 담아냈더라구요. 한번 쯤 사랑과 이별을 한 사람이라면 그의 감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또 그 감성에 푹 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력' 이라는 곡에 대해 박원님이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하신 말이 있어요. 사랑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노력해도 안되는게 사랑같았다고. 지금껏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랑이라고. 이 노래를 들었을때 기분이 안 좋아진거면 이 노래는 성공이다. 하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장수요정은 오늘 아주 우울함과 센치함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으니 박원님의 '노력' 은 아주 성공한 음악이 아닐까 싶네요.


⭐️​개장수요정의 감상평
노력해도 안되는걸 알았다면 상대의 마음을 더 흔들지 않기를. 나의 외로움을 달랠수도 있었지만, 욕심부리지 않았던 그 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미안함도, 슬픔도, 좋았던 것들에 대한 미련도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임을 잊지않기.하 센치해~